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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투형 게릴라 자영업 작전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허를 찌른 한 청년의 이야기

by 나와 우리의 삶에 기여하는 지식교양 2015. 7. 23.

"살기 위해 삶을 저당 잡힐 필요는 없다!"

삶을 배반하지 않는 '생업'으로 그럭저럭 즐겁게 먹고살기

 

이토 히로시라는 청년(삼십대 중반)은 명문 교토 대학을 나왔지만 취업에 줄줄이 낙방한 경험이 있습니다. 고생 끝에 들어간 벤처 기업에서는 밤낮없이 일한 대가를 받아 월세를 내고 남은 돈은 스트레스 해소용 아이스크림 값으로 탕진하죠. 결국 건강이 바닥을 치고 친구 관계가 파탄 나기 직전에 퇴사를 결심합니다. 열아홉 살 때 <매트릭스>의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가 롱코트를 소화하는 맵시에 충격을 먹고 그에 대항하려고 기모노를 입고 다녔다는 이 청년은 회사를 그만두고서야 엉뚱하고 유쾌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게다가 작고 다양한 게릴라식 자영업인 '생업'을 하면서 그럭저럭 즐겁게 먹고살고 있습니다.

 

 

먹고살 만큼 돈을 벌면서 건강하게, 그러면서도 충분한 여가를 누리는 삶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의 바람입니다. 그러나 이중 한 가지를 제대로 하기에도 버거울 만큼 현실은 냉혹하며, 평범하게 살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해야 하죠. 이 청년, 이런 이상한 시대에 반기를 듭니다. 그는 죽도록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마련하는 자급력을 키우면 충분히 즐겁게, 인간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내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요.

 

 

히로시는 2007년부터 한 가지 실험을 시작합니다. 몽골에 가고 싶었지만 참가하고 싶었던 여행 상품이 없어서 자신이 직접 일 년에 두 번, 유목민들의 생활방식을 체험하러 떠나는 ‘몽골 진짜배기 생활체험 투어’라는 생업을 만든 것입니다. 기존의 여행 업계에서는 거들떠보지 않을 틈새 중의 틈새 상품으로 돈만 내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몽골 생활’에 잘 맞을 만한 사람만 모집해서 떠나는 여행입니다.

 

그렇게 첫 번째 생업을 만든 후 2012년까지 5년간 ‘시골에서 장작가마로 굽는 빵가게 열기’, 매실 농장 일손 거들기와 상품 기획, 산골 할머니들이 만든 생화 장식 판매, 목조 학교 건물에서 올리는 결혼식, 셰어하우스 ‘스튜디오 4’ 운영 등, 제목만 들어도 개성 넘치는 생업 7가지를 조합하여 현재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생업으로 대개 한 번에 벌 수 있는 돈은 1만 5,000엔에서 50만 엔(14만 원~470만 원) 정도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달, 혹은 일 년에 몇 번밖에 할 수 없는 일까지 작고 다양한 일들을 게릴라식으로 운영하니 삶에 여유도 많습니다. 말하자면 고위험, 고수익 비즈니스만 지향하는 산업에서는 콧방귀도 뀌지 않을 저위험, 저수익형으로 보기 좋게 경쟁을 피하는 일들인 셈이죠. 그 때문에 히로시는 생업을 전투적 경쟁사회에서 펼치는 평화로운 게릴라 작전이라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틈새를 파고드는 유연하고 느긋한 생활방식이자 노동방식인 셈이지요.

 

 

 

흔히 창업을 하려면 목돈과 기획력, 재능, 그리고 인생을 건 각오가 필요하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생업은 이런 통념을 벗어던지고 특별한 재능과 기획력 없이도 소규모 자본으로 가능한 생활 밀착형 일입니다. 생활과 결합된 작은 일들을 조합한 미생물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인생을 도둑맞지 않고 사는 법>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이토 히로시가 생업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삶을 좀먹는 '전업'이 아니라 인생을 충실하게 만드는 '생업'을 권하는 이 책은, 새로운 노동방식과 자급형 삶에 대한 제언이기도 합니다.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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