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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여덟 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

by 나와 우리의 삶에 기여하는 지식교양 2019. 8. 15.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이후  
또 한 번의 놀라움과 감동을 맛본 책" 
―변광배(한국외대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 

"고독이 두려워서, 죽음이 두려워서, 덧없음이 두려워서, 
심지어 미움이 커서 힘을 잃을 때 몇 번이고 펼쳐서 읽고 싶은 책" 
―정혜윤(CBS 라디오 프로듀서)

"오랫동안 소설을 읽었다. 그 사이에 소설들은 자꾸만 얼굴을 바꾸었다. 사춘기 시절 소설은 뗏목이었다. 대책 없이 어디론가 떠내려가게 만드는. 젊은 시절 소설은 미지의 여인이었다. 프루스트가 그랬듯 만난 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사랑해 버린 어떤 여인. 나이 들고 환상 대신 환멸을 배우게 되었어도 소설 읽기를 그만두지는 않았다. 소설도 얼굴 바꾸기를 멈추지 않았다. 어느 때 소설은 카산드라의 운명이었다. 진실을 외치는 그러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고독하고 참담한 예언. 또 어느 때 소설은 고르곤의 눈이었다. 결코 마주 볼 수 없는 그러나 언제나 정면으로 응시하는 어떤 시선. 또 어느 때 소설은 화이트 노이즈였다. 사실은 들리지 않는 그러나 달팽이관 속의 무슨 벌레처럼 끊임없이 사각거리는 소리. 또 어느 때 소설은 심지어 신처럼 여겨졌다. 없음이 분명하지만 그러나 그마저 없으면 안 되므로 있어야 하는 어떤 것."
―김진영, 소설 강좌 소개글에서

‘감동을 주는 강의’ ‘인문학 강의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철학자 김진영의 세계문학 강의록

故 김진영 철학아카데미 대표의 1주기(8.20.)를 맞아, 깊이 있는 독해와 풍부한 감성으로 문학 강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그의 세계문학 강의록이 출간되었습니다. 수강생들로부터 ‘감동을 주는 강의’ ‘인문학 강의의 정수’라는 찬사를 얻었던 선생의 소설 강의는 2007년부터 2017년 투병 전까지 이어지며 100여 종이 넘는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대표작을 다루었습니다. 이 책은 선생이 가장 정력적으로 문학을 강의하던 2010년,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 「전복적 소설 읽기: 소설을 읽는 8개의 키워드」 강의를 녹취, 정리한 것입니다. 

故 김진영 선생이 카뮈의 <이방인>을 강의하시는 모습. 출처: 아트앤스터디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 
여덟 가지 키워드로 세계문학의 고전을 읽다 

이 책에서 김진영 선생은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 여덟 가지 키워드로 여덟 편의 소설을 읽습니다. 
☆ 죽음 /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빼앗긴 죽음과 죽음의 권리 찾기’를, 
☆ 괴물 / 카프카의 『변신』에서 ‘괴물과 흡혈 행위’를, 
☆ 기억 /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감각과 이성, 그리고 기억 문제’를, 
☆ 광기 /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에서 ‘어두운 낭만주의와 광기’를, 
☆ 동성애 /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건강한 시민성과 동성애적 관능, 그리고 진리 문제’를, 
☆ 부조리 / 카뮈의 『이방인』에서 ‘부조리한 삶에 대한 반항과 삶의 본질인 이동성을 되찾기 위한 태양 살인’을, 
☆ 고독 /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에서 ‘고독의 긍정적이고 혁명적인 측면’을, 
☆ 정치 / 볼랴뇨의 『칠레의 밤』에서 ‘문학이라고 부르는 제도가 자기를 유지하는 방법, 특히 정치 및 역사와 연결되었을 때 문학과 문학가가 어떤 기능을 맡는지에 대한 가열한 비판’을 이야기합니다. 

작가들이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 소설의 미로를 헤치고,
교훈과 전형에 갇힌 해석에서 소설을 해방시키다 

얼마나 많이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고, 어떻게 기억할지가 중요합니다. 작가의 ‘피’로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계문학의 대표작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김진영 선생에게 소설 읽기는 “숨으려고 하는 글을 끝까지 세상의 제단 위에 올리려고 하는 동시에 그것을 세상으로부터 구원해 내는”(80쪽) 작업입니다. 그는 독자에게 읽히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독자라는 그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작가들이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 소설의 미로를 헤치고, 교훈과 전형에 갇힌 작품 설명을 뛰어넘어 전복적이고 독창적인 해석으로 소설을 해방시키는 능동적 독서를 합니다.  
선생의 주관적이고 전복적인 텍스트 읽기 한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변신』을 비극으로 읽는다는 점은 통상적으로 합의가 되었어요. 그러나 선생은 이 소설을 갑충의 영역에서 다른 데로 빠져나가는 ‘성공적인 탈출’로 읽어 내고, 탈출의 전략을 ‘흡혈’로 해석합니다. 죽어가던 갑충은 누이동생의 목에 키스(즉 목을 문다)를 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름답고 생기로 가득 찬 누이동생의 신체는 누구의 것일까요? 
한편 선생은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기 위해 최근 문학 연구에서 활발한 역사와 철학 담론을 작품 해석에 폭넓게 적용하기도 합니다.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사 연구,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운하임리히(unheimlich: 낯선 친숙함, 으스스함)’ 개념, 베르그송의 무의적(無意的) 기억, 벤야민의 프루스트 분석과 멜랑콜리 개념, 들뢰즈와 과타리의 카프카 분석 외에도 라캉, 아도르노, 마르크스, 푸코, 바르트 등의 철학과 문화 이론을 동원해 심층적인 읽기를 시도합니다. 이는 작품 해석의 풍요로움에 직결되며 선생의 문학 강의가 ‘인문학 강의의 정수’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학아카데미>가 장충동 우리함께 빌딩에 자리 잡고 있을 무렵의 김진영 선생. 유족 제공.


김진영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아도르노와 벤야민의 철학과 미학을 공부했다. 홍익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에서 예술과 철학 강의를 했으며, (사)철학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 기관에서 철학과 미학을 주제로 강의했다. (사)철학아카데미의 대표를 지냈다. 
대표작으로는 산문집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역서 『애도 일기』, 강의록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저서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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