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나와 우리의 삶에 기여하는 지식교양
카테고리 없음

[신간 추천: 표범처럼 멋지게 변신하는 삶, 사기]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by 나와 우리의 삶에 기여하는 지식교양 2021. 6. 23.

보통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주제로 정전 혹은 고전을 새롭게 읽는 메멘토의 문고 시리즈 <나의 고전 독법> 1권이 나왔습니다.

표범처럼 멋지게 변신하는 삶, 사기: 미로 같은 인생의 출구

황희경 지음 | 124*186| 164쪽 | 12,000원 
2021년 6월 25일 초판 1쇄 발행 | ISBN 978-89-98614-94-2 (04190) | 
978-89-98614-92-8 (세트)

★책 소개

1. 『사기열전』에서 12개의 명편을 읽으며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사색한 고전 에세이

‘나의 고전 독법’은 보통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주제로 정전 혹은 고전을 새롭게 읽는 메멘토의 문고 시리즈다. 첫 책은 중국철학자 황희경이 『사기열전』을 통해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사색한 고전 에세이다. 
“표범의 무늬가 가을이 되면 아름다워진다”는 뜻의 ‘표변(豹變)’은 『주역』의 ‘군자표변’에서 유래한 단어로 ‘군자는 표변한다’는 좋은 말이다. ‘표변하는 삶’은 허물을 고쳐 말과 행동이 뚜렷이 달라져 삶이 좋은 방향으로, 높은 단계로 멋지게 변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사기열전』 70편 중 12개의 명편을 뽑아 알맞은 때에 내린 선택과 결단으로 삶을 바꾼 인물들을 이야기한다.
12개의 열전은 선택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명편으로 꼽히며 지명도가 높다. 열전 가운데 가장 유명한 편은 「백이열전(伯夷列傳)」과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이다. 은주(殷周) 교체기에 살았던 백이부터 한나라 초기의 이광(李廣) 장군까지 다루지만 대부분 전국시대의 인물들이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또 다른 의미의 전국시대라고 보고 「소진열전(蘇秦列傳)」 「장의열전(張儀列傳)」처럼 명편으로 자주 거론되지 않지만 지금의 국제정세에 시사점을 주는 열전도 소개했다. 소진과 장의는 종횡가(縱橫家)를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종횡가는 전국시대에 권모(權謀)나 책략, 언변 등을 바탕으로 제후들에게 유세하며 정치 외교 활동을 펼친 일군의 사람들을 말한다. 


2. 곤욕을 참고 분발하여 일순간에 빛을 발한 영웅, 
불운했지만 아름다운 삶을 산 호걸 들의 기록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열전 12편의 주인공들은 대체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분발하여 결국 표범이 아름다운 무늬를 드러내듯 변신한 인물들이다. 소진과 장의는 각각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 집안사람들에게조차 냉대를 받거나(소진) 출세한 동문을 찾아갔다가 모욕적인 대접을 받았지만(장의), 둘 다 욕됨을 견디고 노력하여 종횡가의 대표적인 전략가가 되었다. 말발로 진나라 재상의 지위에 올라 천하에 더 이상 진나라와 대적할 나라가 없게 만든 범저(范雎)도 왕들에게 유세하러 다닐 노잣돈이 없을 만큼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전국시대의 강대국 진나라로부터 조나라의 명예를 지킨 인상여(藺相如)는 환관의 식객 출신이었고, 진시황을 도와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진나라 승상 이사(李斯)는 젊은 시절에 지방의 하급 관리로 일했다. ‘전쟁의 신’ 회음후 한신(韓信)은 마땅한 호구지책이 없어 이곳저곳에서 눈칫밥을 얻어먹던 평민이었다. 
‘재물의 신’으로 불리는 범려(范蠡)는 월왕 구천을 잘 보필해 춘추시대 마지막 패자가 되게 하여 ‘유가적 이상’을 실천했고, 정치에서 물러난 후에는 장사로 큰돈을 벌어 유유자적 살며 ‘도가적 이상’을 구현한 인물이다. ‘사람’과 ‘때’를 알아 성공한 인물의 전형인 범려 같은 이도 있지만, 빛나는 성취를 해야만 ‘좋은 삶’을 살았다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마천의 논평을 빌려 삶은 ‘성패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객열전(刺客列傳)」의 형가(荊軻)는 성공확률이 극히 낮은 진왕 암살이라는 거사에 목숨을 걸었다. 약소국의 입장에서 어차피 망할 바에야 가만히 앉아서 죽는 것보다 실패하더라도 찔러보자는 ‘의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제후국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왕위를 양보하고 수양산 아래서 굶어 죽은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도 결코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다. 공자에게 불멸이란 다른 이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는 것이었듯, 사마천도 ‘꼿꼿한 삶’을 산 백이와 숙제를 열전의 첫머리에 기록해 불멸을 얻도록 했다. 우리가 불운했지만 아름다운 삶을 산 이들을 기억하는 이유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 책 속에서

“진나라에 맞서 싸운 소진을 두고 갖가지 영웅담이 퍼진 것은 진나라의 폭압적인 통치에 대한 반감이 가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죽으면서까지 자신을 찌른 자에게 보복하는 이야기도 그가 얼마나 명민한 사람인지를 드러내기 위한 문학적 장치일 가능성이 크다. 소진 때문에 멸망을 재촉하게 된 제나라 사람이 아니라면 소진에게 도덕적 비판을 가하는 게 온당한 일일까? 약한 나라를 규합해 강자에 대항한 인물이 아니던가?” -52쪽
“인간에게 압력이 있어야 함은 기름을 짜는 것과 같은 이치. 압력이 없으면 기름이 나오지 않는 법. 장의의 ‘기름’을 짜낸 것은 소진의 모욕. 그것이 호의에서 나왔든 악의에서 나왔든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비판이나 자극은 개인의 발전에 긍정적인 힘이 되기도 한다.” -61쪽
“「염파인상여열전」에서 사마천은 조나라의 영웅 네 사람(염파, 인상여, 조사, 이목)의 삶을 기술하였지만 논평에서는 인상여만 다뤘다. 사마천이 인상여를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 알 수 있다. 사마천의 평가는 간단하다. 그가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자라는 것. 지혜롭고 똑똑한 것이 ‘영(英)’, 용기가 있는 것이 ‘웅(雄)’이다. 문제는 영하면 웅하기 어렵고, 웅하면 영하기 어렵다. 인상여는 그걸 겸비한 ‘영웅’이었다.” -95쪽
“사마천은 성패를 가지고 영웅을 논하지 않는다. ‘조말부터 형가에 이르기까지 다섯 사람은 어떤 이는 성공하기도 하고 혹 어떤 이는 성공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뜻은 모두 분명하였고, 자신들의 뜻을 바꾸지도 않았다.’” -106~107쪽
“[이사는] 사마천이 평가한 것처럼 그는 조카인 성왕(成王)을 도와 주나라 왕조를 안정시켰던 주공(周公)이나 소공(召公)과 같은 인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벼슬과 봉록이라는) 욕심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한 마리 ‘생쥐’였다. 그렇기에 승상의 지위에 올랐으면서도 조고라는 ‘고양이’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하여 자신과 일족, 나아가서 제국의 멸망을 재촉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 -117쪽
“사마천의 평대로 한신은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리는 도광양회의 도를 배워 더욱 겸손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용병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건 정치의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130쪽
“사마천이 본 사물의 이치는 바로 이러했다. ‘가난은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창고가 가득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衣食)이 족해야 영욕을 알게 된다. 못이 깊어야 물고기가 생기고 산이 깊어야 짐승이 가는 것처럼 사람도 부유해야 인의가 따라붙는 것이다.” -155쪽

실물은 서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파크


★ 차례

들어가며  

1. 제후국의 왕자에서 맑고 깨끗한 은자로: 백이와 숙제 
2. 사람이 사람을 알아준다는 것: 관중과 안영  
3. 흙수저에서 약소국들의 ‘합종’을 이룬 거인으로: 소진  
4. 도둑누명을 쓴 자에서 천하통일에 공헌한 유세가로: 장의  
5. 예로 나라를 구한 강호의 화신: 위공자  
6. 모국의 실패자에서 타국에서의 승리자로: 범저 
7. 환관의 식객에서 문경지교의 주인공으로: 인상여  
8. 독서인에서 우주의 중심을 찌른 자객으로: 형가 
9. ‘생쥐 철학’으로 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승상: 이사 
10. 시정잡배에서 백전백승의 전략가로: 회음후 한신 
11. 봄꽃처럼 사랑받았으나 불운했던 명장: 이장군 이광  
12. ‘사람’과 ‘때’를 알아본 대정치가이자 재물의 신: 범려  

후기 

★ 저자: 황희경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성균관대학교 유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부와 대학원 시절, 봉선사의 불경서당을 다녔고 민족문화추진회(현 고전번역원) 국역연구원(연수부, 연구부)을 수료하였다. 중국과 수교한 해에 연강재단 중국학 연구요원 1기로 선발되어 베이징의 인민대학에서 고급진수생 과정을 거쳤다. 연세대, 안동대, 부산대 등에서 강의했고 영산대 교수를 지냈다. 
지은 책으로 『현대중국의 모색』(공저), 『중국, 이유 있는 뻥의 나라?』, 『논어: 내 인생 최고의 교양』이 있다. 번역서로는 『역사본체론』, 『동양을 만든 13권의 고전』(공역), 『몸으로 본 중국사상』(공역), 『중국철학문답』(공역) 등이 있다.
중국 문명에 관심이 많아 고전뿐 아니라 현대 중국 지성계의 동향을 관찰하는 등 ‘중국’이라는 ‘두꺼운’ 책을 읽고자 노력하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