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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가 어디쯤일까요?
영구(靈柩)를 실은 작은 배는 펄럭이는 돛도 작고
속도도 더디지만,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2.
“배는 강이 비롯된 물줄기의 근원,
동쪽 상류로 거슬러 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리운 예안 온혜, 당신이 기다리고 계실
영지산 기슭의 작은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3.
“그곳에 닿으면 이승을 떠난 저의 몸을
당신이 편히 뉘어 주실 것입니다.”
4.
오백 년 전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남아 있지 않고
혼인한 뒤 그저 ‘권씨 부인’이라고만 알려진.
퇴계 이황이 상처(喪妻)한 다음, 새로 맞은 아내였지요.
5.
소녀가 어린 시절,
기묘년 사화(1519)에 연루되어 집안은 풍비박산 나고,
그 와중에 소녀는 그만 정신을 놓아버렸습니다.
6.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혼기를 넘어서고 있던
딸 때문에 근심하던 아버지는
예안의 젊은 선비 이황에게 간곡히 부탁하였지요.
“내 딸을 거두어 주시지 않겠는가?”
7.
이황은 기꺼이 혼인을 받아들였고,
이제 소녀는 이황의 부인이 되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결혼 생활 동안
이황은 부인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습니다.
8.
그러나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에 부인은
산고(産苦) 끝에 이 세상을 떠나고 말지요.
생전 그녀가 가슴에 쌓아두고
못다 한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혼백의 처지로나마 남편 이황에게 속마음을 터놓았다면
부인은 어떤 말을 했을까요?
9.
『책만 보는 바보』 『시인 동주』
안소영 작가 5년 만의 신작
아름답고도 애절한 문장으로 그려낸
퇴계 이황의 부인 권씨 이야기
10.
생의 한 갈피에서 포착한 한 인물의 삶과 그의 시대
역사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02
영구에 실려 남한강 뱃길 따라 예안 온혜로 가는 길,
혼백이 되어 비로소 남편 이황에게 전하는 권씨 부인의 마음
* 관련 게시물
역사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https://mementopub.tistory.com/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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